2009/07/16 22:59
7/11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엄청난 습기와 여지 없이 흩뿌리는 비.. 그리고 바람. 바람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괴롭게 혔지만 이땐 몰랐다. 해안도로와 오르막과 마파람이 모두 함께 할 때의 바람의 세기를.. 내리막길에서조차 페달질을 하지 않으면 자전거는 내려가지 않았다. 음 어쨋든. 일단 렌트점으로 이동해서 자전거를 빌렸다. 4박5일 5만원. 아저씨는 자꾸 이것저것 설명해주려 했지만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어차피 듣는다고 제대로 기억이 날리도 없고, 성격상 자전거 타면 눈 앞에 상황에 급급해 계획대로 될리가 없다. 함께 주는 지도도 이만하면 훌륭했고 P100에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을 얹은 상태라 가이드는 자체로 충분했다. P100은 전화기능을 끄고 네비로만 사용하니 대략 7시간 정도 버텼는데, 깜빡하고 여분의 배터리를 두고 왔지만 크게 문제 되지는 않았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일주코스라 네비는 길 찾는 용도보다는 속도계나 숙소 찾을때나 필요했으니까.
숙소는 제주에 있는 네 곳의 게스트하우스를 모두 한 번씩 묵어보기로 하고 협재해수욕장 근처의 협재게스트하우스를 목표로 출발. 시간이 많이 늦어 부랴부랴 움직였다.
장시간 자전거 타는 것도 처음이고 집에서 타는 이지바이크는 기어가 없고 바퀴도 작은 녀석이라, 대여한 자전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이내 마음에 들었다. 기어를 올리면 페달을 밟는 힘과 정확히 비례해서 속도가 오르고 허벅지는 그만큼 묵직해진다. 오.. 이지바이크는 물 밑 백조마냥 모양 빠지게 페달질을 해야 하는데.. 슥슥 페달을 밟아주면 쭉쭉 나가주니 이거 너무 우아하잖아. 카메라 할부 끝나는대로 쓸만한 자전거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슬슬 돈도 모아야 하는데.. -_-
아무래도 장마철이라 빗길 라이딩을 예상하고 준비를 해갔다. 방수배낭, 쿨론티/바지, 모자, 신발같은 고무신에 각종 디지털기기를 보호하기 위한 방수팩까지.. 하지만 비는 잠깐 잠간 흩뿌린 후로 더 이상 내리지 않았고, 흐리고 꿉꿉하기만 한 날씨는 4일 내내 지속되었다. 멋진 풍경에 흥이 나는 성격은 아니어서 흐린 날씨가 별 문제는 아니었지만. 아무튼 달리기 시작하면서 지도에 적응하고 네비에 적응하느라 시행착오를 상당히 겪었고, 오르막과 바람에 적응하는데에는 상당한 체력이 소모되었다. 게다가 페달질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엉덩이와 허리에도 통증이.. 허리는 허리쌕을 안장에 묶으두니 한결 나았고 엉덩이 통증은 둘째날까지 지속되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면서는 마음이 급해서 사진은 커녕 중간에 쉬는 것마저 부담이었다. 8시가 넘으니 서울 도심과 달리 너무 깜깜해서 인도로 달릴 수밖에 없었는데, 앞은 그렇다쳐도 뒤에서 오는 차는 내가 있는지조차 확인 못할 것 같았다. 다음에 탈 땐 라이트도 하나 챙겨야지.
8시30분이 넘어서야 겨우 협재게스트하우스에 도착. 아직 비수기라서 그런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숙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숙박비는 1.5만원이고 식사는 머무는 사람들끼리 같이 해먹는다. 비용은 자연히 1/n 이고 이 날은 1700원. 밥과 김치는 계산하지 않으셨다지만 어쨋든 싸다. 중간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 온터라 나 때문에 식사가 늦어진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어제는 밤 10시에 식사했다고 올레 하시는 분이 일러주었다. 아직 레시피가 갖춰지지 않았다나.. :) 마침 다큐3일이 제주에서 올라하는 사람들 이야기라서 다 함께 시청하고, 설겆이 후 하고 바로 취짐. 피곤했다. 참고로 모든 게스트우스에서 설겆은 스스로 해결한다(혹은 뽑기로 몰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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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일 하느라 바빠 어 어 하는 사이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나버렸다. 여태 임시저장되어 남아있는 것도 신기하지만.. 어쨋든. 이로서 09년 여름휴가는 기억 저편으로.. T_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