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02 22:34
그는(인간은) 모든 영장류들 중에서 가장 큰 두뇌를 가졌다고 자랑하지만, 두뇌만이 아니라 성기도 가장 크다는 사실은 감추려고 애쓰면서 이 영광을 힘센 고릴라한테 떠넘기려고 한다.이 책은 오늘날의 털없는 원숭이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는 거대한 문화적 폭발(털없는 원숭이를 불과 50만 년 사이에 불을 피울 줄 아는 동물에서 우주선을 만들 줄 아는 동물로 만들어준 극적인 진보)에는 관심이 없다. 그것은 물론 흥미진진한 이야기지만, 털없는 원숭이는 거기에 현혹되어, 그 번지르르한 껍데기 밑에는 아직도 영장류의 본성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우려가 있다. (아무리 진홍빛 비단옷을 걸쳐도 원숭이는 원숭이이고, 망나니는 망나니다.) 제 아무리 우주 원숭이라도 똥은 싸야 한다.
책에 나오는 위의 두 문단이면 이 책에 대한 소개는 다 했다. 위의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기원, 짝짓기, 기르기, 모험심, 싸움, 먹기, 몸손질 등 털없는 원숭이인 인간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읽다보면 지나치게 비약이 아닌가 싶은 내용도 있고 짝짓기에 관련해서 너무 표현들이 적나라해서 읽기 거북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이 책은 인간을 단지 털이 없는 193종의 원숭이들 중 하나의 종으로 깎아내리며 인간의 오만함을 비웃는다. 물론 글 쓴 사람은 그런 의도 없이 과학적인 진화의 논리를 이야기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어쨋든 나는 읽는 내내 그렇게 읽었고 그래서 읽는 내내 웃었다. 웃기잖아. 지구상에서 가장 성적이고, 여전히 동물적 본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사는 원숭이가 조금 더 복잡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우주의 유일무이한 존재인양 착각하고 산다는게..

